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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7 (15:0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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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위ㆍ영양사가 순경이 된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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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위ㆍ영양사가 순경이 된 이유는?
김학표(31ㆍ사진)씨는 육군 대위였다. 지난 2006년까지 대구의 한 부대에서 중대장을 역임하다 전역한 그가 27일 순경이 됐다.
이날 오전 열린 중앙경찰학교 236~241기 졸업 및 순경 임용식에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상장을 받아들었다. 24주의 경찰학교 교육 기간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육군 지휘관이던 그가 제복을 바꾸고 경찰의 일선에 선 이유가 뭘까.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좀더 가까이에서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했다.
김 순경은 "군과 경찰은 모두 자부심과 사명감을 동시에 갖고 일할 수 있는 직업이어서 저를 매료시켰다"며 "경찰은 국민을 좀더 가까이에서 접하며 봉사할 수 있는 면에서 더욱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상 수상 비결에 대해서는 "교육이 국민의 혈세로 이뤄지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은 곧 의무라고 생각했을 뿐"이라면서 "다른 이들의 장단점으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멋쩍어했다.
그의 꿈은 경찰로서 다시 지휘관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군에서 배우고 깨달은 애국심과 국가관, 사명감을 주춧돌로 삼겠다고 했다.
"서장, 청장 같은 단순한 고급 직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대장이나 기동대장 같은 말단 지휘관부터 신뢰와 인정을 쌓아갈 겁니다. 보람으로 선택한 업이니 가장 힘들고 어려운 업무에 뛰어들고 싶어요."
중앙경찰학교 영양사로 근무하다 결국 경찰의 꿈을 이룬 박한순(27ㆍ여)씨도 이날 계급장을 달았다.
박 순경은 당초 충남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뒤 한 외주 급식 업체에 취직했다. 고향이 충주라는 이유로 중앙경찰학교 구내식당으로 배치됐다.
"원래는 경찰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제복이 참 멋지더라구요. 아버지는 영양사 일을 계속해서 시집이나 잘 가라고 하셨지만 2007년 퇴사하고 경찰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박 순경은 영양사 시절부터 "여자분이지만 씩씩하고 당찬 모습이 경찰에 아주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꿈은 과학수사 전문가. "미국 드라마 CSI를 보면서 꿈을 키웠죠. 하하. 여자인 만큼 더욱 섬세하게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양사의 경험을 살려 경찰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급식 업무도 제대로 해보고 싶고, 여성 피해자들을 보듬어 주고 싶어 요즘은 성폭력상담사와 가정폭력 상담사 자격증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는 그는 "꿈에 그리던 계급장을 다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임희윤 기자(im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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